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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든 사람: 조재우 CTO

저희 회사에서는 협업 툴로 슬랙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슬랙을 업데이트하라고 알림이 떠서 앱스토어에 들어가 봤습니다. 업데이트 노트를 보니까 이렇게 써 있더라고요. “이번에는 알려드릴 내용은 없습니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을뿐, 수면 아래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슬랙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그 노력이 티가 잘 안 나네요.” 이 업데이트 노트를 읽으면서 업데이트 한 번을 위해서 고군분투했을 기술팀, 개발자분들 연상이 자연스럽게 됐습니다. 에듀테크를 표방하는 저희 아이헤이트플라잉버그스에도 테크라는 기둥을 굳게 떠받치는 팀이 있는데요, 저희는 그 팀을 R&D본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자, 오늘 같이 떠들 사람, R&D 본부 이끄시는 조재우 이사님입니다. 이사님, 어서 오십시오.
네, 반갑습니다.
저희가 사실 리슨 앤 조인을 2년 전에 한번 진행을 했는데, 그때는 음성만 했죠. 근데 이번에는 특별히 영상까지 지금 촬영하고 있는데요. 이 영상 보고 있는 분들한테 인사와 자기소개 간단하게 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아이트 플라잉 버그스 R&D 본부 기술 이사를 맡고 있는 조재우입니다. 그때는 얼굴이 안 나와서 그냥 막 했는데, 오늘은 좀 신경을 써서 나왔습니다.
어제 머리를 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저기는 또 이사님을 원샷으로 잡고 있는 카메라까지 부담스러운 준비를 해뒀습니다. 뭐랄까요, 2년 전에는 한번 해봤으니까 조금 가볍게 오셨을 수도 있겠다라고 저는 좀 추측을 하긴 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오셨는지 궁금합니다.
이번에 또 촬영을 하자고 했을 때, 오히려 저는 그때가 정말 초창기였던, 정말 아무것도 없을 때여서 좀 더 확실하게, 뭔가 명확하게 전달할 메시지가 있었는데, 확실히 조직에 오래 있다 보니까 좀 더 부담스럽더라고요. 처음에 질문을 주셨을 때보다 더 많은 고민을 하게 됐고, 그때보다 마음이 좀 무거운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2년 전에 저희가 농담처럼 여쭤봤던 질문 중에, '3대 몇 치시는지' 한번 물어봤던 적이 있는데, 요새도 운동 계속 하고 계십니까?
네, 운동 계속 하고 있습니다.
아, 그러면 이번에는 좀 얘기를 해 주실 수 있을지?
중량이나 이런 거는 자랑을 하지 않는 게 미덕이거든요.(웃음) 무게보다는 다이어트를 좀 했어요. 2년 전이랑 체중 차이가 한 10kg 정도 나서, 중량을 많이 들고 그러진 않고, 요즘은 그보다 이제 이 조직을 운영하는 무게감이 2년 전보다 훨씬 더 무겁게 느껴져서, 운동으로 아무리 무거운 걸 들어도 그거에 비하면 별거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좀 많이 하고 있습니다.
'3대 몇 치는지'보다 조직을 운영하는 무게감이 더 힘들다라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소식을 듣기로 R&D에서 워크숍 다녀오셨다고 하던데, 어떤 진지한 얘기들과 또 재밌는 얘기들이 오고 갔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사실 일을 하다 보면 서로에게 어려운 요청도 해야 되고, 또 비판적인 얘기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환경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뒷받침해 주는 게 저는 심리적 안정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서로의 관계와 조직의 문화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것들을 증진시키기 위해 이번에 워크숍을 다녀왔습니다. 워크숍 후에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함께 밥을 어떻게 먹을지,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이런 것들도 계속 소통하고 협업하고 있습니다.
본부 워크숍을 할 정도로 규모가 많이 늘었다는 거잖아요. 2년 전에 몇 명 정도 계셨죠?
그때는 한 12명 정도였습니다. 그때는 사실 워크숍도 필요 없고 그냥 그날 저녁 같이 함께 식사를 하면 되는 숫자였죠.
지금은 30명이 넘었으니까, 인원만 보면 두 배가 훨씬 넘게 증가했네요. 어떤 분들이 보기에는 30명이 뭐가 대수냐 싶으실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예전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사님도 저도 알고 있는 그 옛날을 기억해 보면 정말 수치가 다이나믹한 것 같아요. 저희 회사도 그만큼 성장하고 있으니까, 본부도 따라서 함께 크고 있는 것 같은데요.
본격적인 얘기를 한번 시작해보자면, R&D본부가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 안에서 어떤 역할들을 하고 있는지 이사님께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일단 저희가 말씀하신 것처럼 정말 예전에 제가 처음 왔을 때 네 명 정도 였던 규모에서 지금 이제 30명이 넘었으니까, 3년 정도 근무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조직의 변화도 있었지만, 일의 변화도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 페이즈를 원투 3 또는 시즌 원투 쓰 정도로 약간 나눠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2년 전이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스터디 액티비티에서 새로운 시스템, 즉 기존에 올해 쓰던 시스템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거의 집중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그때가 일단 시즌 1이었다고 생각하고, 그때는 사실 R&D 부서가 정말 독립적인 부서였다. 그 시기에는 그것만 개발을 해야 했으니까요.
그런데 이제 시즌 2로 들어서는 R&D본부가 그전까지는 다른 본부와 많이 섞일 일이 적었으나, 작년부터는 진짜 미친 듯이 채널이 열리기 시작했죠. 팀에 계신 분들도 ‘아, 드디어 이제 이쪽에서 우리 얘기를 듣는구나’ 하면서 액션도 취해 주시고, 저희도 이제 그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상황이었고, 사업이 확장되면서 저희가 내부에서 채널이 많이 생겼죠. 단순히 현재 같이 일하고 있는 온택트뿐만 아니라 여러 부서들과 협업하는 일들이 많이 생겨서, 그러면서 고도화를 계속하고, 비즈니스에 필요한 것들과 부족했던 것들을 계속 개발하는 시간들이 시즌 2였던 거 같아요. 보통 드라마가 시즌 3 나오면 망하거나 보통 종결이 되. 이 3이라는 숫자가 되게 의미가 있는 숫자잖아요.
그 정도로 지금 굉장히 힘들긴 하지만, 우리 플랫폼이 회사 내부 비즈니스에서의 다양성 말고, 이제 학교라든지 다른 기관으로 확대되는 시즌이 왔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준비는 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지금 그쪽으로 개발을 계속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네 명에서 30명 넘었으니까 많아진 거 같은데, 실제적으로 지금 급격하게 하는 일들이 증가를 하면서, 사람이 부족하다고 많이 느끼는 건 사실이고요.
현재 R&D 본부가 하고 있는 영역을 크게 세 가지로 보고 있는데, 교육 영역에서 오프라인 영역, 아까 말했던 학교라는 교실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부분이죠. 저희가 내년에 도입될 AI 디지털교과서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교실에서 사용하고 있는 수업 도구, 그리고 온라인 영역, 우리 기존에 밀당PT 하고 있었던 온라인 영역이 있고, 그리고 이제 인터널 영역이라고 해서, 사실 실제적으로 앞단의 고객들이 쓰는 비즈니스 말고, 우리가 내부에서 뭐 구매라든지 결제라든지 여러 프로세스가 있잖아요. 그런 인터널 영역까지를 저희 비즈니스로 보고 있습니다.
시즌 1에서는 알 안에서 ‘이것만 하면 되겠지’ 하고 안락하게 있다가, 시즌 3에서는 스스로 날지 못하면 자빠져 죽는, 굉장히 어려운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며 일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확실히 제가 처음에 시즌 3까지 있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는 그렇게까지 뭐가 많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저도 이제 과거 역사를 봐 왔으니, 하긴 그때 그때가 굉장히 큰 모멘텀들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하나하나 큰 변화들을 계속 밟아 나가시면서, 날개를 펼쳐야 되는 시즌까지 오게 됐는데, 이제는 정말 날아야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채용도 많이 필요하고요.
넓게 얘기해 주셨잖아요. 오프라인, 온라인, 또 인터널 영역들이 있고, 이제 그러면 지금 당장 집중하고 있는 특정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한 번 소개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딱 집중하고 있는 건 AI 디지털교과서입니다. 내부에서 선생님이 관리하던 도구들을 학교 선생님이 외부에서 좀 쓰기 시작하면서, 내부에서는 선생님들이 같은 직원이고 저희가 같이 있다 보니까, 내부에서 교육을 하거나 같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이 되게 많았잖아요. 바로 옆에 계시고 하니까 그 환경이 저희가 되게 유리했던 환경이었는데, 그러다 보니까 약간 게으르게 개발했던 부분들도 좀 있던 거예요. 왜냐하면 선생님들이 알아서 해 주시겠지 하는 부분들이 있었는데, 이게 학교 선생님들은 훨씬 더 디지털 도구 환경에 능숙하지 않은 환경에 있으신 분들이 많고, 그리고 그 환경에서 저희가 자주 학교 선생님을 마주할 수 있는 컨택 포인트가 없는 상황에서 이 프로덕트를 그대로 쓴다는 생각보다 되게 어려운 부분이 많잖아요. 그래서 그것들을 이제 맞춰가기 위해서 되게 많은 업데이트와 변화가 필요했던 시기고, 지금도 계속 그 부분에 맞춰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한 번도 내가 교과서를 만들 거라고는 생각 못 해봤는데, 그렇게 생각하니까 또 의미가 좀 남다르긴 하더라고요. 영어로 하면 그냥 textbook인데…(웃음) 교과서라는 것은 법적 지위가 있고,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교육의 중심인 거잖아요. 다양한 요구 사항들이 있고, 그걸 구현하듯이, 진짜 다들 200%, 300% 일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 디지털교과서 개발 선봉에 서 계시는 본부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또 그냥 디지털교과서가 아니라, AI 디지털교과서라고 정부에서 얘기하고 있는데, 요새 AI 안 하는 기업이 없고, 다들 이제 하나씩은 이렇게 걸쳐서 업데이트를 시켰다, 인공지능을 넣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다, 이런 이야기들이 다 보태지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또 제대로 하는 기업들을 찾기가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쁜 소식인지, 좀 부담되는 소식인지 모르겠지만 얼마 전에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대한민국 AI 50에도 저희 회사가 선정됐고요. 이사님, 그 소식 보고는 어떠셨나요?
부담스럽죠. 이제 정말 내던져졌구나. 타이틀이 박혀 버리고 대표님 사진이 대문짝만 하게 딱 있더라고요. 큰일 났다 이런 생각 하면서, 한편으로는 좋죠. 좋은 소식이니 반가웠고, 그러면서 또 이제 그걸 목표 삼아서 더 잘해야겠다는 그런 생각도 동시에 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저희 R&D본부는 AI 기술에 대해서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고 계시는지, 개괄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저희 같은 경우는 이제 생성형 AI, 기업들이 많이 활용하는 그런 기술들도 지금 다 탑재가 되어 있고, 실제로 디지털 과서에서도 그런 부분들이 요구 사항이 있어서 관련해서도 미리 프로토타입을 만들거나 POC를 했던 과정들이 다 있습니다. 근데 저희가 바라는 어떤 AI 기술의 방향성은 선생님이나 교육자를 대신하는 어떤 형태라기보다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제작자나 선생님이 가르칠 때 불편하거나 자동화가 필요한 부분들, 그리고 선생님들이 비효율적으로 시간 쓰고 있는 부분들을 최대한 효율로 하는 데 일단 집중을 하고 있고요.
실제로 디지털교과서도 교과서가 있고 선생님과 학생이 있는 거지, 교과서랑 학생만 있는 건 아니거든요. 저희 서비스인 밀당PT도 처음부터 교육이라는 거 자체가 사람의 힘이 되게 중요하다고 믿고 시작했던 서비스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만큼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그런 오류, 그러니까 단순히 AI가 모든 걸 대체하겠다 하는 오류보다 조금 더 내부에서 사람들이 쓰는 그런 솔루션을 서포트하는 데 집중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이 쓰거나 외부적으로 보이는 서비스에는 좀 티가 잘 안 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이제 내부적으로는 굉장히 많은 연구도 하고 있고, 굉장히 머리가 아픕니다.
오히려 드러나게 하는 것보다 티나지 않게 숨겨서 작업하는 게 훨씬 어렵다는 거를 다들 알고 계실 것 같은데, 말씀해 주신 대로 AI 기술이라는 게, 그리고 AI 디지털교과서 혹은 AI가 반영된 어떤 서비스가 지금 수준에서는 대체재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평가들이 많이 있습니다. 실제로 교육의 어떤 효능적인 면에서도 인간이 인간을 가르치는 게 조금 더 의미가 있고, 동기 부여도 잘 되고, 이런 측면들을 저희가 밀당PT로 검증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대체제는 개념보다는 보조재나 보완재의 느낌으로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더 질 높은 교육을 해줄 수 있도록 제공하려고 방향을 잡고 있다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잘 정리를 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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